계획이라고 해야되나. 틀이라고 해야되나. 난 무슨 일을 하든 계획을 짜는 것 같다. 아니지, 계획을 짠다. 이를테면, 여행을 간다고하면... 남들이 보기엔 무작정 떠나는 것 처럼 보인다. 하지만, 단지 마음먹고 실행까지의 과정이 짧을 뿐, 어디를 가서 어떻게 하고 얼마를 사용하고, 총 예산은 얼마이며 교통편을 무엇을 타고 잠은 어디서 자고 이런 부분을 모두 미리 조사한다. 심지어 어느날 어떤 옷을 입을 것 까지 미리 계획을 할 때도 있다. 그리고는 일정한 오차범위 이내 -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오차범위 - 까지 빗나가는 부분을 허용한다. 하지만, 이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빗나감이 생기게 되면, 나는 당황하기 시작하고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게 된다. 머리는 어떻게든 이 선로를 벗어난 열차를 내 손길이 미치는 범위 내로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지령을 내리지만, 사실상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흘러가게만 될 뿐이다. 그리고 유난히 상처를 받기 싫어하는 나는 어떻게든 틀어진 계획에 의하여 상처 받는 일을 당하지 않으려고 틀 속에 나를 가두게 된다. 그래도 간혹 오기가 생긴다. '상처 받는 일 따위'하며 오기를 부려보기도 한다. 하지만 오기를 부리면 부릴수록 나는 알게 된다. 점점 더 내 살갖을 파고들어 심장까지 찢어놓는 다는 것을. 결국 난 다시 상자 속으로 들어간다. 이 폭풍우가 제발 빨리 나를 지나가기만을 빌며. 그리고 어떤 일이던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- 내 힘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- 내 계획을 벗어나서 일어나는 일들이 별로 없었다. 하지만 요 며칠 사이에 그러한 일들이 두 가지나 나에게 일어났다.
그리고... 나는 점점 지쳐간다....
그리고... 나는 점점 지쳐간다...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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